서치원 이사님과의 인터뷰

작성자: 안산녹색소비자연대님    작성일시: 작성일2016-03-11 16:04:36    조회: 678회    댓글: 0

안산녹색소비자연대(녹색 삶, 녹색 평화)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며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생활을 함RP 실천함으로써 생태환경을 보전하며 안전하고 인간적인 사회를 건설하는데 이바지한다.“


기획의도

안산녹소연(이하 녹소연) 뉴스레터는 지난 2월 2째주 2016년 1호 발행을 시작으로 다시 안산녹소연의 활동소식이나 이슈 등을 꾸준히 공유하고 회원, 이사회, 사무국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노력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이에 3월 2째주 뉴스레터에는 2016년부터 안산녹소연과 함께 하게 된 ‘서치원 이사님’, ‘서치원 변호사’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인터뷰 질문


1. 먼저, 녹소연 가족분들에게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치원입니다. 강신하 대표님의 추천으로 녹소연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영광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원곡동에서 다른 변호사 2명과 함께 원곡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3월 14일 부터 안산지원 앞 한남법조 301호 이전예정). 소비자시민모임 안산지부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 제가 알기론 저희 녹소연과 처음 관계를 맺게 된 계기는 홈플러스 소송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녹소연과 관계를 맺게 되었고 홈플러스 소송이 소비자의 관점에서 왜 중요한 사건인지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홈플러스 소송과정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서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대표님, 처장님과 함께 몇 차례 소송전략회의를 가졌는데, 지난 2월19일 점심식사 때, 이사직을 제안해주셔서 '덜컥' 승낙해 버렸습니다. 우연히도 이계삼, 하승수 등의 책을 읽고 녹색평론회원이 될까 고민하던 중이기도 했습니다(원래 일이 되려면 이렇게 되는 거 같긴 합니다. 덕분에 녹색평론회원은 보류).


홈플러스 소송은 소비자의 알권리를 확인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형사1심 판결은 홈플러스가 개인정보를 판매하여 수백억의 이익을 냈음을 확인했습니다. 홈플러스는 그게 문제될 것이 없고, 나아가 원고(소비자) 스스로 개인정보 판매사실을 입증하라고 주장합니다. 사전에도 알리지 않고 사후에도 알려줄 수 없다는 겁니다. 법리적으로 원고 입증책임이 있지만, 재판부가 사건의 특수성을 얼마나 참작해 줄지 지켜봐야겠습니다(궁극적으로는 입증책임을 기업에게 지우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허용하는 집단소송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아가 홈플러스 소송은 '빅데이터 시대에 개인정보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를 탈피하는 방법으로 개인정보 상품화를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이지요. 판매자체를 금지할 것인가, 동의를 받는 경우에만 판매를 허용할 것인가, 동의 없이도 익명처리된다면 허용할 것인가. 무조건 허용할 것인가.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3. 이사님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신안 염전노예’, ‘경기판 염전노예’, ‘경기도장애인인권센터 법률위원회’ 등이 나옵니다.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함께 일하는 변호사님 중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경기지소 소장을 비상근 겸임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과 함께 지내다보니 자연히 여러 가지 일에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랄까요.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거나 차별을 경험하며 각성하게 되었다...는 스토리는 없습니다. 좀 싱거운가요. 일하다보니 그런 훌륭한 분들을 만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4. 이사님이 계신 원곡법률사무소는 단원구 원곡동 안산역 앞, 흔히 말하는 ‘외국인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을 대상으로한 법률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것도 위에 말씀드린 것과 비슷합니다. 무턱대고 시작한 면이 있어요. 물론 악성 브로커들이 미워서 시작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법률시장은 ‘신뢰’가 상품인 곳입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도 신뢰를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좋은 이웃’이 되어 정당한 신뢰를 팔아(?)보자. 그런 마음으로 원곡동에 들어왔습니다.


들어와서 보니 딱한 사정 도울 일도 많고, 외국인 대하는 게 편해지기도 하고, 제 편견도 많이 없어지고 얻은 게 많아요. 외국인이 꼭 피해를 당하고 억울한 입장에 있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만 4년 정도 있었는데 이번에 사무실을 이전하게 됐네요. 시원섭섭합니다. ‘좋은 이웃’은 아니라도 ‘이웃’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요. 어려울 거 같지만.



5. 안산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저로써도 외국인은 가깝지만 멀리있는 사람들입니다. 법률활동을 하시면서 외국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나 편견, 혹은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를 해주세요.


외국인 상대할 때 제일 어려운 게 통역이에요. 다들 통역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하시죠. 방글라데시, 네팔, 캄보디아 이런 분들이 많은데 대부분 한국말 할 줄 하는 친구를 데려와요. 그런데 이 통역이 엉망인 경우가 많아요. 나는 한마디 했는데 거의 5분 넘게 얘기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상대방 준비서면 내용을 알려줬더니 저한테 막 화를 내는거에요. 변호사 나쁘다고, 왜 우리얘기 안 믿느냐고. 돈 내놓으라고. 저도 화가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로 얼굴을 붉히고 큰소리치고 그랬지요. 다음날 다시 찾아왔습니다. 저는 변호사 선임을 취소하려는 걸로 알았어요. 얘기하다보니 상대방 준비서면 내용을 제가 법원에 제출한 내용으로 알았던 거에요. 한마디 차이였겠지요. 그래서 화해했습니다. 악수도 하고요. 그분들 솔직해요. 결국 승소도 했어요. 말은 오해할 수 있지만 마음은 오해하기 힘들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뒤로는 오해가 있다싶으면 다시 차근차근 설명을 해줘요. 그러면 십중팔구 납득을 하더군요. 느낀 게 많았습니다(그동안 외국인을, 나아가 의뢰인을 문제해결 동반자가 아닌 서비스 제공 객체로만 대했다는 자각).



6. 장애인-외국인-소비자-인권, 이사님의 활동을 보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활동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어렵고 힘든 길을 택하신 이사님께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 이사님이 생각하고 지향하시는 법률활동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존경받기엔 너무 한 게 없습니다... 이미 언급했는데 일단 저는 우리나라 법률시장이 지금보다 투명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변호사 수임료 비싸죠. 근데 비싼 게 문제가 아니라 비쌀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라는 겁니다(무조건 싸지는 게 해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요즘 하도 무료법률상담이 많으니 법률상담은 의례히 무료려니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결국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마련입니다).


그동안 법률시장은 신비주의 마케팅을 해왔다고 볼 수 있어요. 10년전만 해도 아주 간단한 내용조차 일반인이 직접 알아내기가 아주 어려웠습니다(네이버 지식인이 없었잖아요). 그러던 게 변호사 수가 늘고(현재 등록변호사 수는 2만명을 넘습니다), 정보공유수단이 발전하면서 성역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변호사 수임료체계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아요. 변호사들끼리, 변호사와 법률소비자 사이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어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최소한의 법률지식은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사회공공재가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프랑스 같이 한학기 내내 노동법을 실습하는 수준은 못되더라도 최소한 알바비 떼이지 않을 만큼은 교육시켜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노동법 말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교과과정에는 법과정치라는 교과목이 있는데 이게 선택과목입니다. 내용이 꽤 괜찮더군요. 영어수학 1시간씩만 줄이고 그 시간에 법과정치를 필수로 배우면 좋겠어요. 실습도 하고. 그러면 자연스레 권리의식도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저희 사무실에서 자체적으로 청소년 법률교양잡지를 만들고 있는데 홍보가 거의 안 돼 쌓이고 있어 속상합니다. 녹소연은 안 필요하신가요?)



7. 끝으로 녹소연에게 바라는 점, 기대하는 바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친한 친구가 녹색당에 가입했다고 하더군요. 새로운 희망을 찾고 싶다고 하면서요. 생태주의라는 게 큰 틀에서는 맞는 말이긴 한데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자가용 없이 생활하지만(실은 ‘인권변호사’라 돈이 없어요^^;), 나 하나 차 없이 다닌다고 세상이 바뀔 거 같진 않거든요. 그런 고민을 녹소연이 함께 풀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녹소연 활동을 통하여 서치원 이사님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질문에 답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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